4월이 깊어지면 낮 기온은 빠르게 오르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여전히 서늘한 날씨가 이어진다. 이런 시기에는 자연스럽게 식탁에도 변화가 생긴다. 기름지고 무거운 음식보다는 산뜻하고 향이 살아 있는 재료를 찾게 된다. 이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봄철 채소'다.
봄 채소는 수확 직후의 상태가 맛을 좌우한다. 수분이 빠르게 날아가고 향도 금세 약해지고 손질과 보관 방식에 따라 같은 재료라도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죽순, 껍질콩, 두릅, 취나물, 쑥은 대표적인 봄 식재료다. 각각 특징이 뚜렷해 손질 방법을 제대로 알아두면 집에서도 제철의 맛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
1. 아린 맛 빼고 식감 살리는 ‘죽순’
죽순은 대나무의 어린 싹으로 4월부터 5월 초까지만 생으로 맛볼 수 있는 귀한 식재료다. 단백질이 풍부하면서도 열량이 낮아 가볍게 즐기기 좋고 식이섬유가 많아 장운동을 원활하게 돕는다.
하지만 죽순에는 수아산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생으로 먹으면 아린 맛이 강하고 입안이 따끔거릴 수 있다. 따라서 수확 후 시간이 지날수록 아린 맛이 강해지므로 구입 즉시 손질하여 삶는 것이 좋다.
죽순은 쌀뜨물에 삶아 조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먼저 냄비에 쌀뜨물을 넉넉히 붓고 손질한 죽순을 넣어 1시간 정도 충분히 삶는다. 삶은 죽순을 그대로 식힌 뒤 찬물에 반나절 정도 담가두면 쓴맛이 말끔히 사라진다.
이렇게 손질한 죽순 200g을 빗살 무늬 결을 살려 얇게 썬 뒤,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과 함께 볶다가 간장 1스푼, 들기름 1스푼을 넣어 마무리하면 아삭한 죽순 볶음이 완성된다.
2. 꼬투리째 즐기는 초록빛 영양 덩어리 ‘껍질콩’
그린빈이라고도 불리는 껍질콩은 콩이 여물기 전에 수확하여 껍질째 먹는 채소다. 일반 콩보다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하며 아삭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혈압을 안정시키고 피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어 나른한 봄철 기운을 돋우기에 적합하다. 손질할 때는 양 끝의 꼭지를 따고 옆면의 질긴 줄기를 칼이나 손으로 훑어 제거해야 식감이 부드러워진다. 너무 오래 익히면 흐물거리고 색이 변하므로 조리 시간을 짧게 가져가는 것이 핵심이다.
껍질콩은 기름에 볶아 먹을 때 비타민 흡수율이 높아진다. 먼저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껍질콩 150g을 1분 내외로 짧게 데친 뒤 얼음물에 헹궈 물기를 뺀다. 팬에 버터 10g이나 올리브유를 두르고 편으로 썬 마늘을 볶아 향을 낸다.
여기에 데친 껍질콩을 넣고 강불에서 2분간 빠르게 볶는다.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마지막에 베이컨 칩이나 깨를 뿌려내면 고소하고 짭조름한 밑반찬이자 간식이 된다.
3. 쌉싸름한 향이 일품인 산속의 고기 ‘두릅’
두릅은 나무 끝에서 자라는 참두릅과 땅에서 돋아나는 땅두릅으로 나뉜다.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해 체력을 보충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사포닌 성분이 들어 있어 쌉싸름한 맛이 나는데 이는 심신을 안정시키고 활력을 주는 역할을 한다. 줄기에 작은 가시들이 돋아 있어 손질할 때 주의가 필요하며, 밑동의 단단한 껍질을 제거하고 칼등으로 가시를 살살 긁어내면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
두릅은 살짝 데쳐 숙회로 먹는 경우가 많다. 끓는 물에 소금을 넉넉히 넣고 두꺼운 밑동 부분부터 물에 담가 30초 정도 먼저 익힌 뒤 전체를 넣어 30초 더 데친다. 찬물에 바로 헹궈 열기를 식히고 물기를 꽉 짠다.
고추장 2스푼, 식초 1스푼, 설탕 1스푼, 다진 마늘 반 스푼을 섞어 만든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두릅의 향을 느낄 수 있다.
4. 입안 가득 퍼지는 산뜻한 풍미 ‘취나물’
취나물은 봄을 대표하는 나물 중 하나로 칼륨이 풍부해 몸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탁월하다. 산에서 자생하는 나물인 만큼 흙이나 잔사가 많으므로 찬물에 여러 번 헹구는 세척 과정이 중요하다.
줄기가 억센 것은 과감히 잘라내야 데친 후에도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할 수 있다. 향이 강하므로 양념을 너무 강하게 하기보다는 나물 자체의 맛을 살리는 조리법이 권장된다.
취나물은 된장 무침으로 요리하면 구수한 맛이 배가된다.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취나물 200g을 2~3분간 충분히 데친다.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짠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볼에 된장 1스푼, 고추장 반 스푼, 다진 파 1스푼, 참기름 1스푼을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여기에 손질한 취나물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 뒤 통깨를 뿌려 마무리한다.
5. 진한 향기로 마음까지 맑게 하는 ‘쑥’
쑥은 마늘, 당근과 함께 성인병을 예방하는 3대 식물로 꼽힐 만큼 영양가가 높다.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여성 건강에 특히 좋으며 해독 작용이 뛰어나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챙겨 먹기 좋다. 쑥은 잎 뒷면의 솜털 사이에 먼지가 잘 끼기 때문에 소금물이나 식초물에 잠시 담갔다가 씻어내는 것이 좋다. 어린순은 연해서 국이나 떡에 활용하기 좋고, 자란 쑥은 말려서 차로 마시기도 한다.
쑥은 쌀가루와 버무려 쪄내는 쑥버무리로 즐기면 별미다. 깨끗이 씻은 쑥 150g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멥쌀가루 2컵과 설탕 2스푼, 소금 약간을 넣고 살살 버무린다. 이때 쑥에 수분이 약간 남아 있어야 가루가 잘 달라붙는다.
찜기에 젖은 면보를 깔고 버무린 쑥을 듬성듬성 올린 뒤 김이 오르는 찜기에서 10분간 찌고 5분간 뜸을 들인다. 쑥의 향긋함과 쌀가루의 쫄깃함이 어우러져 간식이나 식사 대용으로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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