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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그룹 투어스의 VR 콘서트 영화 ‘러시로드’를 관람한 팬 김유진 씨는 상영 직후 이같이 말했다.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생생한 현장감과 눈앞에서 펼쳐지는 멤버들의 퍼포먼스에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김 씨는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무대를 보는 건 처음”이라며 “앞으로도 VR 콘서트가 극장에서 개봉하면 자주 찾을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K팝 팬덤을 중심으로 한 가상현실(VR) 콘서트 콘텐츠가 극장가의 새로운 흥행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공연과 기술이 결합된 형태의 콘텐츠가 관객을 끌어들이며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4일 개봉한 그룹 투어스의 VR 콘서트 영화 ‘러시로드’는 누적 관객 4만여 명을 기록했다. VR 영화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이다. 이는 투어스가 일본 데뷔 직후 진행한 첫 일본투어의 전체 관객수(약 5만 명)에 근접한 수치로, 극장 VR 콘텐츠가 오프라인 공연에 버금가는 팬덤 동원력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누적 매출은 12억 7703만 원으로, 관람료가 3만 3000원에 달하는 고단가 구조에도 불구하고 일반 영화와 비교해도 이례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이는 콘서트 티켓 평균 가격(약 15만 원)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이 낮다는 점이 팬들의 선택을 이끌어낸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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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좌석 판매율은 지난 주말(17~19일) 기준 96.4%를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개봉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관객 수가 감소하는 통상적인 흥행 곡선과 달리, 팬덤 중심 콘텐츠 특성상 안정적인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관람 행태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VR 콘서트 관람객의 1인당 평균 관람 횟수는 2.4회로, 일반 영화(1.1회) 대비 두 배 이상 높다. 이는 팬덤 중심 콘텐츠 특성상 반복 관람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는 VR 콘서트가 극장 산업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르세라핌 VR 콘서트 : 인비테이션’도 15일 개봉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영화계 관계자는 “불과 2~3년 전만 해도 VR 콘텐츠는 가격 대비 낮은 완성도로 외면받았지만, 최근 기술 발전으로 화질과 몰입도가 크게 개선됐다”며 “충성도 높은 K팝 팬덤이 결합되며 안정적인 관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K팝 업계와 극장업계과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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