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석 CJ대한통운(000120) CBE(초국경물류) 사업담당 상무는 16일 서울 여의도 FKI센터에서 열린 ‘2026 이데일리 K커머스 서밋’에서 K셀러(판매자)의 글로벌 진출 한계를 짚으며 이같이 말했다. 단순히 제품 경쟁력만으로는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어려운 구조로 바뀌고 있고, 실행 구조를 좌우하는 물류 역량이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는 진단이다. CBE는 국가 간 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Cross Border E-Commerce)’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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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상무는 최근 글로벌 이커머스 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동 지역 정세 불안 등으로 물류비가 단기간에 2~3배까지 상승했고,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 소액면세 축소 등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여기에 아마존·쇼피 등 글로벌 플랫폼은 현지 풀필먼트 사용을 요구하는 등 진입 조건을 높이고 있다. 그는 “비용은 오르고 규제는 강화되고 플랫폼 요구사항까지 늘어나면서 단순 역직구 모델로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려운 환경이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시장 구조에도 있다. 하 상무는 “많은 브랜드가 특정 플랫폼의 물류 시스템에 의존하면서 확장성에 한계를 겪고 있다”면서 “멀티채널 확장 과정에서도 비용과 재고 비효율이 커지고, 가격과 프로모션 전략의 자율성도 떨어지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플랫폼 정책 변화에 따라 사업 전략 자체가 흔들리는 종속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이러한 환경에서 필요한 조건으로 ‘유연성’과 ‘주도권’을 제시했다. 국가와 채널에 따라 물류 전략을 바꿀 수 있는 유연성과, 재고·운영·데이터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주도권이 확보돼야 한다는 의미다. 핵심은 물류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역량에 있다. 하 상무는 “물류를 단순 비용이 아닌 전략 자산으로 바라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물류 전략 다변화도 중요해졌다. 대표적으로 국가별 맞춤형 물류다. 일본은 품질, 미국은 규모, 동남아는 모바일 중심 소비 등 시장 특성이 달라 단일 모델로는 대응이 어렵다. 플랫폼 다각화도 요구된다. 플랫폼별로 다른 물류 기준에 맞춘 SLA(서비스 수준 협약) 설계와 현지 파트너 구축이 핵심이다. 여기에 성장 단계별 모델 전환도 변수다. 역직구에서 현지 풀필먼트, B2B2C(기업 간·소비자 간 거래)로 이어지는 전환 속도가 성과를 가른다는 진단이다.
하 상무는 K셀러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으로 ‘의사결정 속도’를 꼽았다. 그는 “브랜드 성장 단계에 맞춰 물류 모델을 빠르게 전환하지 못하면 판매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통해 전환 속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이러한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통합 물류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전 세계 거점 물류 인프라와 함께 주문·재고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통관·물류·CS를 연결한 ‘CEB 원스톱 패키지’를 통해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하 상무는 “마케팅과 물류를 분리하는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실행까지 통합해야 고객 경험과 사업 속도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이커머스 경쟁은 이제 상품이 아닌 실행력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며 “물류를 중심으로 한 통합 운영 역량이 K커머스의 다음 성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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