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는 머메이드 퍼포먼스와 테일 프리(무지느러미)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한 국제 규모의 수중 공연 행사다. 수중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무대로 삼아 인간의 움직임과 서사를 확장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단순한 스포츠 대회를 넘어선 문화예술 이벤트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외 수중 아티스트와 퍼포머, 스포츠 선수들이 참여해 기술과 표현, 창의성을 동시에 겨루는 복합 플랫폼으로 기획됐다.
주최는 바다이브와 인천광역시 수중 핀수영협회가 맡고, 국제수중예술협회(IUA)가 주관한다. 해양 스포츠와 문화예술을 아우르는 기관들이 협력해 대회의 전문성과 예술적 완성도를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다. 특히 수중 퍼포먼스를 독립된 예술 장르로 정립하고 국제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의도가 분명히 드러난다.
수중 퍼포먼스는 여전히 대중에게 낯선 분야다. 그러나 그 구조를 들여다보면 고도의 기술과 감각이 결합된 복합 예술이라는 점이 드러난다. 물속에서는 호흡이 제한되고, 부력과 수압이 동시에 작용한다. 지상에서는 자연스럽게 구현되는 동작조차 물속에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물의 저항이 개입하고, 시야는 제한되며, 몸의 균형은 끊임없이 흔들린다.
이러한 제약은 역설적으로 새로운 표현 가능성을 만들어낸다. 물의 흐름에 따라 유영하듯 이어지는 동작, 부력에 의해 천천히 떠오르거나 가라앉는 신체의 움직임은 지상 무대에서는 구현할 수 없는 독특한 미학을 형성한다. 시간의 흐름마저 느리게 체감되는 환경 속에서 퍼포머의 몸은 하나의 조형물이 되고, 움직임은 서사가 된다. 수중 퍼포먼스가 단순한 기술 시연이 아닌 ‘보는 예술’로 자리 잡는 이유다.
이번 대회의 핵심은 이러한 수중 환경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해 완성도 높은 공연을 만들어내느냐에 있다. 참가자들은 기술적 숙련도뿐 아니라 스토리텔링, 감정 표현, 공간 활용 능력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제한된 호흡 조건 속에서도 얼마나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는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한다.
대회는 크게 머메이드 퍼포먼스와 테일 프리 퍼포먼스로 나뉜다. 머메이드 퍼포먼스는 인어의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장르로, 유연한 신체 표현과 서사적 연출이 강조된다. 물속을 유영하는 곡선의 움직임과 환상적인 이미지가 결합되며, 관객에게 시각적 몰입감을 제공한다. 반면 테일 프리 퍼포먼스는 보다 자유로운 신체 활용을 바탕으로 역동성과 기술적 완성도를 강조한다. 두 장르는 서로 다른 미학을 지니면서도 수중이라는 동일한 공간 안에서 교차하며 새로운 공연 언어를 만들어낸다.
이번 대회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심사위원진이다. 메인 저지로는 ‘수중 360도 스텝’ 기네스 기록을 보유한 글로벌 수중 퍼포머 제이딥 고힐이 참여한다. ‘하이드로맨(Hydroman)’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그는 물속에서 중력을 거스르는 듯한 독창적인 움직임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왔다. 물속에서 걷고, 회전하고, 정지하는 그의 퍼포먼스는 인간의 신체가 구현할 수 있는 움직임의 한계를 재정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참여는 단순한 심사를 넘어 대회 자체의 상징성을 강화하는 요소다. 수중 퍼포먼스라는 장르를 대중적으로 확산시키는 데 기여해온 인물이 직접 심사에 참여함으로써, 이번 대회가 지향하는 방향성과 기준을 보다 명확히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심사위원으로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신정희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문화예술 기반 브랜딩과 글로벌 협업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해온 그는 작품의 완성도뿐 아니라 메시지와 서사, 기획 의도까지 입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전문가로 평가된다. 수중 퍼포먼스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회에는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등 다양한 국가의 퍼포머들이 참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수중 퍼포먼스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글로벌 장르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SNS와 영상 플랫폼을 통해 수중 퍼포먼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번 대회는 국제 교류의 거점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행사가 열리는 웨이브파크 블루홀 라군 역시 주목할 만한 요소다. 안정적인 수심과 비교적 높은 수중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이 공간은 퍼포먼스 연출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 인공 라군 구조를 기반으로 다양한 동선 설계가 가능해, 참가자들이 자신의 퍼포먼스를 보다 입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대의 완성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대회 기간 동안에는 본 경연 외에도 시연 프로그램과 교류 세션 등 다양한 부대 행사도 함께 진행된다. 이를 통해 참가자 간 네트워크 형성과 정보 교류를 촉진하고, 수중 퍼포먼스라는 장르를 보다 폭넓게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관람객 역시 단순한 관람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공연 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수중 예술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자리”라며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교류하고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중 퍼포먼스를 대중적인 문화 콘텐츠로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수중은 여전히 미지의 공간이다. 그러나 그 안에서 인간의 몸은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되고, 예술은 또 다른 형태로 확장된다. ‘IUPC 2026 국제수중예술대회’는 그 가능성을 실험하는 무대다. 물속이라는 비일상적 환경에서 펼쳐질 이번 공연이 관객에게 어떤 감각과 경험을 남길지, 그리고 수중 퍼포먼스가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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