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만에 짐싸는 오르반, EU 고별 정상회담 '패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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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만에 짐싸는 오르반, EU 고별 정상회담 '패싱'

연합뉴스 2026-04-16 18:46: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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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헝가리 총선에서 패하며 16년 만에 권좌에서 물러나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그동안 반목해온 유럽연합(EU) 정상들에게 작별 인사 없이 떠난다.

상반기 EU 의장국인 키프로스에서 23∼24일 열리는 비공식 정상회의에 오르반 총리가 불참한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 12일 진행된 총선에서 머저르 페테르 티서당 대표에게 압도적인 격차로 패한 오르반 총리는 내달 초 새 정부가 꾸려질 때까지는 총리직을 계속 수행하는 만큼 내주 회의에 참석할 자격은 있다.

하지만 오르반 총리는 자신의 고별 무대를 '패싱'하는 쪽을 택했다. EU 정상회의 규정에 따라 내주 정상회의에서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오르반 총리의 의결권을 위임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EU는 퇴임하는 정상을 위한 작별 선물로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서명한 단체사진 액자와 기념 트로피를 증정하면서 그동안의 활동상을 담은 하이라이트 영상을 상영하는 전통이 있는데 오르반 총리는 이런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다.

폴리티코는 현존 EU 최장수 지도자인 오르반 총리가 고별 무대에 불참하려는 것은 아쉬운 일이라고 논평했다. 그러면서도 참석이 성사되더라도 지난 달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오르반 총리가 다른 정상들과 강하게 충돌한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어색한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오르반 총리는 당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EU의 900억 유로(약 156조원) 대출 지원과 대러시아 제재에 거부권을 행사하며 EU 지도부와 회원국 정상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좌절감을 안긴 바 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당시 오르반 총리의 행동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면박할 정도였다.

EU는 '앓던 이'와 같았던 오르반 총리를 끌어내린 머저르 대표가 EU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힌 만큼 오르반 총리 탓에 제자리걸음을 하던 여러 굵직한 정책이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내주 EU 정상회의에서는 중동 전쟁과 이로 인한 에너지 위기 대응책, EU 예산 문제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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